친구를 위한 통쾌하고 과감한 복수극
당시 보디가드였던 옥주(전종서)는 자신의 생일날 케이크를 사러 간 가게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오랜만에 보는 동창 민희(박유림)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 옥주는 민희를 못 알아봤지만 민희가 먼저 알아보며 다정하게 대화하면서 서로의 직업이 보디가드와 발레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도 종종 연락을 하며 친한 친구사이가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밤 옥주는 민희에게 갑자기 집으로 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왠지 이상함을 느낀 그녀는 오토바이를 타고 바로 민희의 집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민희는 자신의 복수를 해달라는 유서를 남긴채 욕조 안에서 이미 자살을 한 후였습니다. 옥주는 집에 돌아와 다시한번 쪽지를 보며 복수할 상대의 아이디를 추적해나갑니다. 이를 통해 민희가 마약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의심되는 남자의 집까지 찾게됩니다. 그의 집에 감시장치를 설치하고 뒤지던 중 민희가 그에게 당한 성범죄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옥주는 더욱 분개합니다. 집에 돌아온 옥주는 도청장치을 통해 다음 범죄의 약속장소를 알아내고 스스로 그 범죄에 타겟이 되기 위해 그곳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옥주는 최프로(김지훈)의 수법에 일부러 넘어갑니다. 그녀를 모텔로 데리고 온 그는 자연스럽게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데... 이제부터는 전종서의 복수와 액션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영화 특징
영화 ‘발레리나’는 이충현 감독이 연출하고 그의 연인 전종서가 주연으로 나온 액션영화입니다. 래퍼 그레이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액션씬에서 나오는 OST는 전종서가 직접 불렀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에서 캐릭터나 상황에 대한 설명을 구구절절하기보다는 배우들을 이용해 서사를 대신하고 스크린에서 흘러가는 장면을 보면 상황을 바로바로 캐치할 수 있게 전개되면서 영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화의 소재가 여성범죄에 관한 것인 만큼 그 안에서 자칫 진부하게 표현될 수 있는 직접적인 장면들을 덜어내고 고차원적으로 표현하기위한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영화의 빠른 진행은 액션 영화로서의 선택과 집중이었고 이런 장치만으로 스토리를 이어가는 것도 감독의 역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발레리나는 영상미에 대한 호평이 많은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호수, 모텔, 식당 등의 조명과 인테리어가 이국적이라는 인상을 많이 주는 만큼 미장센(무대 위에서의 등장인물의 배치나 역할, 무대 장치, 조명 따위에 관한 총체적인 계획)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이를 두고 한편의 CF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다는 관람평도 있었는데 저 역시 영상미에서만 평가하자면 공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바로 액션씬을 보여주는 것과 범죄자들을 처단할 때 경찰에게 수사를 의뢰하거나 그들에게 어떤 변명이나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공격을 가하는 모습은 요즘 마블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트렌디하고 힙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
우선 주인공 옥주는 전직보디가드써 자신의 힘과 능력만을 이용해 스스로 범인을 찾고 복수를 해냅니다. 이는 남성에게 의지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기존의 여성을 표현했던 남성의존적인 관계에서 벗어난 자립적 여성을 나타내고있습니다. 또한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친구를 위한 복수, 의리라는 주제를 여성들의 우정에 적용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발레의 우아함과 액션의 폭력성을 대조적으로 사용하여 여성이 강인함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 영화에서는 여성이 더이상 피해자나 수동적인 존재가 아님을 강조하며 새로운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