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가 된 아빠
지적장애를 가진 아빠 이용구(류승룡)와 똑똑한 딸 예승(갈소원)이는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용구는 어린 여자아이가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이를 살리기위해 인공호흡을 하던 중 지나가던 시민이 그 광경을 보고 범죄로 오해하여 신고를 했고, 그는 여자아이를 유괴하여 성추행하고 살인했다는 누명을 쓰게 됩니다. 하지만 지적장애를 가진 용구는 자신을 변론할 능력이 없었고 현장검증에서도 경찰들이 지시하는대로 따르게 되면서 재판은 별다른 반론없이 그 상태로 진행되어 사형선고를 받게 됩니다. 그후 용구는 예승이와 작별인사도 못하고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게되고 예승이는 보육원으로 가게 됩니다.
그렇게 순탄치않은 용구의 수감생활이 시작됩니다. 용구와 같은 방을 쓰는 다양한 범죄자들은 그의 순수한 내면을 보고 많이 놀라지만 받아들여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교도소에서 쉬는 시간에 빠박이로부터 방장을 구해준 용구에게 소원이 뭐냐고 하자 예승이를 보고싶다고 합니다.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교회행사에 성가대로 예승이를 넣고 노래하는 동안 예승이를 따로 빼내 용구의 방에서 둘을 만나게 해줍니다. 둘은 눈물의 상봉장면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예승이가 돌아갈 타이밍을 놓쳐 예승이와 함께 감방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런 예승이가 발각되지 않도록 하기위한 눈물겨운 재소자들의 노력이 펼쳐지지만 결국 교도소 보안과장에게 걸려 용구는 독방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평소 불량했던 재소자 빠박이(박상면)가 교도소에 화재를 내고 폭동을 일으킵니다. 보안과장이 이를 무마하다 빠박이가 넘어뜨린 매트리스에 쓰러지자 용구는 그를 업고 뛰어 살리게 됩니다. 이에 감동한 보안과장은 용구가 살인사건의 진범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예송이가 아빠와 면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동해 예송이를 교도에서 아빠랑 함께 할 수 있도록 용인해줍니다. 그렇게 7번 방에 선물상자로 배달된 예송이는 이제 아빠와 함께 살게되어 너무나 기뻐합니다.
그렇게 지내던 중 마지막 변론기일이 다가오고 보안과장과 같은 방 재소자들은 용구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증언을 도와주려고 하지만 용구가 자신을 변론하기에는 예승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많았습니다. 그는 결국 예송이의 안전을 위해 자신이 사형을 선고받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법정에서 용구는 마지막까지 자신을 변론하지 않고 사형을 선고받게됩니다. 그의 사형집행일까지 용구와 예승이의 눈물나게 행복한 시간은 계속됩니다.
후에 변호사로 성장한 예송이가 모의재판에서 아빠를 변론합니다. 그곳에서 예승이는 지난 수사가 잘못되었다는 증거들을 열거하고 증인으로 보안과장과 다른 재소자들을 찾아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 결과 예승이는 하늘의 별이 된 아빠의 무죄를 선고받는 감격스럽고 슬픈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들을 눈물나게 했던 명장면
천만관객을 끊임없이 웃기고 울리던 7번방의 선물은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어 관객의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웃음보다는 눈물버튼을 누르게 만든 장면들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예승이와 아빠가 떨어져있다가 교도소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장면이 너무 감격스러웠고 기쁨과 안타까움의 눈물을 많이 흘리게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통해서 그간 부녀가 서로를 얼마나 보고싶어하고 그리워했는지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빠와 딸이 얼마전까지만해도 서로를 위해주며 행복하게 살았는데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이렇게 떨어져있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용구가 사랑하는 예승이를 두고 사형집행을 하러 가는 장면이었습니다. 모두들 용구가 진짜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사형을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기에 무기력감과 억울함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까지 예승이에게 밝은 모습으로 작별인사를 하고 교도관을 따라가다 다리가 풀리는 장면은 용구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한껏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결국 용구는 예승이를 다시 보기위해 뛰어돌아왔고 둘은 이제다시 함께하지 못할 것을 알기에 부둥켜안고 울고 주위 사람들도 그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저는 이장면을 생각하면 여전히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흥행이유
첫째는 소재자체는 어두운 여아 살인사건이었지만 실상은 인간다운 면모와 나름의 의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서로의 잘못과 허점을 보듬어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배우들의 연기와 그들의 연기호흡이었습니다. 류승룡은 다양한 연기변신을 선보이는 영화배우입니다. 그는 이 직전에 나온 최종병기 활의 쥬신타에서 광해의 허균까지 보여주었고 그 후속작으로 7번 방의 선물에서 지적장애인을 연기한 것입니다.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어서 어떤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할지 기대하게 되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의 주인공 갈소원. 당시 7살의 어린 아이가 눈물연기를 그토록 잘 해냈다는 것은 봐도봐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후 7번방의 선물에서처럼 두각을 나타난 적은 없지만 아직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유망주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사람의 연기합이 영화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며 조화를 이루게 만든 것 같습니다. 두 주인공이 자신의 몫을 해주었고 또한 특별출연으로 보안과장역을 맡은 정진영, 우정출연으로 나온 빠박이 박상면, 그리고 조연들이 스토리를 잘 뒷받침해주는 연기를 펼쳐 천만관객까지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마음 한켠에 간직해두고 어떤 이유로든 마음이 동할 때 한번씩 꺼내보게 되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슬프지만 따뜻한 영화로 오랫동안 우리의 사랑을 받고있는 영화입니다.